해인사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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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종찰 해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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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굴마라


해인사벽화

부처님 당시 사바티(舍衛城)에는 훌륭한 바라문 학자가 500명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아힝사(不害)라고 하는 제자는 체력도 강하고 지혜도 뛰어날 뿐더러 그 용모도 아주 단정한 젊은이로서 스승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었다.
어느 날 바라문이 집을 비우고 나간 사이에 바라문의 아내는 젊고 늠름한 아힝사를 자기 방으로 불러들여 유혹하려고 하였으나 아힝사는 침착하게 말하기를 “스승의 아내는 어머니와 같습니다. 그런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고 거절하였다.

바라문의 아내는 젊은 제자에게 연정을 품었다가 창피를 당한 것이 분해서 자기 손으로 입고 있던 옷을 찢고 머리카락을 어지러이 하여 자리에 누웠다.
남편인 바라문이 돌아와 이상히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당신께서 가장 신망하는 제자 아힝사가 당신이 나간 사이에 내 방에 들어와 욕을 보이려다가 내가 반항을 하자 이렇게 옷을 찢고……”
하면서 흐느끼는 것이었다. 바라문은 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아힝사를 파멸시켜 버릴 방법을 생각하고는 자기 방으로 아힝사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너의 학문은 이제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일만 마치면 비법(秘法)을 전해주겠다”
영문을 모르는 아힝사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며 “스승님께서 시키시는 일은 무슨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하고 다짐을 하니 바라문은 벽장에서 한자루의 칼을 내어주면서 “지금 당장 거리에 나가서 백명의 사람을 죽이고 한 사람 한테서 손가락 한개씩을 잘라내어 목걸이를 만들어 돌아오너라. 그것으로써 너의 학문은 완성되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아힝사는 칼을 받아 들고 몹시 고뇌했으나 스승의 명령을 절대적인 것으로 믿었던 그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거리로 뛰쳐 나갔다. 그러고 상대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여 손가락을 잘라 모았다. 손가락을 잘라내어 목걸이를 만든다는 뜻에서 사람들은 그 살인마를 “앙굴리말라”라고 불렀다. '앙굴리(Anguli)는 손가락, 말라(Mala)는 목걸이'라는 뜻이다.
거리에 탁발을 나갔던 비구들이 기원정사로 돌아와 부처님께 그 일을 알렸다. 부처님은 곧 탁발할 준비를 갖추고 거리로 나가셨다.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 그 길로 가시면 안됩니다. 그 길에는 앙굴리말라 라는 무서운 살인마가 있어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입니다.”하고 만류하였으나 부처님은 “내게는 두려움이라는 것이 없소”라고 말씀하시면서 살인마가 날뛰는 거리로 나아가셨다.
살인마 앙굴리말라는 드디어 아흔 아홉 사람을 죽이고 한 사람만 더 죽여 목걸이를 완성하기 위해 사람을 찾아 다녔다.

그때 그의 어머니가 소문을 듣고 자기 자식을 찾아왔다. 살인마는 눈이 뒤집힌 나머지 자기 어머니마저 죽이려 달려가는데 저 편에 부처님의 모습이 보였다. 살인마는 어머니를 젖혀두고 부처님을 쫓아가며 부르짖었다.
“꼼짝 말고 거기 섰거라. 정반왕의 태자야! 내가 바로 앙굴리말라이니 손가락을 내게 바쳐라.”
부처님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앙굴리말라를 바라보셨다. 그는 부처님의 자비스럽고 위엄있는 모습을 대하자 조금전까지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이때 부처님은 조용히 말씀하셨다.
“앙굴리말라 나는 지금 이렇게 서있다.
너는 어리석어 무수한 인간의 생명을 해쳐왔고 나를 해치려 하지만 나는 여기 이렇게 있어도 마음이 평온하다.
너를 가엾이 여겨 여기에 왔다.
내가 이제 너에게 지혜의 칼을 다시 주리라.”
이 말을 듣자 앙굴리말라는 문득 악몽에서 깨어나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 마치 시원한 물줄기가 치솟아 오르는 불길을 꺼버리듯이 그는 피묻은 칼을 내던지고 부처님 앞에 꿇어 엎디어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부처님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리고 저를 제자로 받아 주십시오.”
그 뒤 그는 부처님을 따라 기원정사에 가서 설법을 듣고 지혜의 눈을 뜨게 되었다.
“부처님!
저는 원래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는 뜻에서 아힝사(不害)라는 이름을 가졌으면서도, 어리석은 탓으로 많은 생명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씻어도 씻기지 않는 피묻은 손가락을 모아 목걸이를 만들었기 때문에 앙굴리말라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부처님께 귀의하여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소나 말을 다루려면 채찍을 쓰고 코끼리를 길들이려면 갈쿠리를 씁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채찍도 갈쿠리도 쓰지 않으시고 흉악한 제 마음을 다스려 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바른 법을 듣고서 청정한 지혜의 눈을 떴으며, 참는 마음을 닦아 다시는 다투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 저는 이제 살기도 원치 않고 죽기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때가 오기를 기다려 열반에 들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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