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


팔만대장경 연구원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


배치 및 특성

국보 제 52호인 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을 봉인한 판전 건문 일곽은
길쭉한 마당과 그 둘레에 배치된 여러 건물들로 구성돼 있다.

마당에서 볼 때 바깥쪽에 해당되는 앞 건물은 하전(下殿) 수다라장(修多羅藏)이고, 뒤에 있는 안쪽 건물이 상전(上殿)인 법보전(法寶殿)이다.


판전 건물은 그 중요성으로 인해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그 하나는, 부처의 말씀을 기록한 경판을 봉안하기 때문에 사격(寺格)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만 한 곳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해인사의 일주문, 봉황루, 해탈문, 구광루(九光樓)를 차례로 거치고 부처를 모신 대적광전(大寂廣殿)을 지나 해인사 경내의 맨 뒤쪽, 가장 높은 곳에 판전 건물이 자리한다.

이는 곧 법보사찰 해인사의 상징인 것이다.
다음으로 판전은 그 건물이 자리할 입지와 건물 자체의 과학적·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여 경판을 잘 봉안할 수 있도록 처리됐다는 점이다.

판전 건물은 이 문제를 훌륭하게 처리해 오고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건축적 가치 또한 높이 평가받는다.

우선 판전 건물의 입지를 보면, 해발1430m인 가야산의 중턱에 해당되는 약655m 높이에 서남향으로 앉아 있다.
판전 주변 지형은 북쪽이 높고 막혀 있으며, 남쪽 아래로 열려 있다.
따라서 남쪽 아래에서 북쪽으로 불어 올라오는 바람이 자연스럽게 판전 건물을 비스듬히 스쳐지나게 되어 있다.
특히 습기가 많은 여름 동남풍은 판전을 타고 돌아 옆으로 흘러나간다.
또한 이지점은 계곡에서 불어온 공기의 습도가 어느 정도 떨어지는 높이기도 하다.
이는 건물 내부의 적절한 유지와 원활한 통풍에 직결된다.

바람골에 비켜서 있는 판전 건물의 좌향은 그 어느 산봉우리와도 일직선의 축을 형성하지 않는다.

광역(廣域) 지리조건으로 보아 해인사는 가야산의 품에 안김으로써 명찰이 되었지만, 주변 소역(小域) 지리조건은 풍수지리적으로 훌륭하다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해인사가 빛나는 것은 그 자체의 입지조건을 잘 활용하고 비보한 데 있다.
한 예로 대적광전 앞의 삼층탑은 마당의 중앙이 아니라 동쪽으로 약간 치우쳐 있는데, 이는 판전 옆으로 통하는 바람골인 좌청룡이 허(虛)하기 때문에 탑을 배치함으로써 풍수지리적인 균형을 맞춘 것이다.
이외에도 판전 건물은 바람이 스쳐지나가도록 서남향을 하고있는데, 서남향은 건물 주변 어느 곳에도 영구히 음영이 생기지 않게 하는 배치기도 하다.

판전 건물 자체의 과학적·기술적 문제 해결을 살펴보면, 수다라장과 법보전 두 건물의 각 벽면에는 위아래로 두 개의 창이 이중으로 나 아래창과 위창의 크기가 서로 다르게 돼 있다.

건물의 앞면 창은 위가 작고 아래가 크며, 뒷면 창은 아래가 작고 위가 크다.
이것은 큰 창을 통해 건조한 공기가 건물 안으로 흘러 들어오게 함과 동시에, 가능한 한 그 공기가 골고루 퍼진 후에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경판의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온도, 습도, 통풍 등 기후의 조절이 중요하다.

건물 내부의 통풍이 원활해야 하며, 낮과 밤, 계절에 따른 온도와 습도의 변화는 적어야 하고, 실내에는 항상 일정한 공기의 흐름이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을 판전의 창은 인공이 아닌 자연적인 기후 조절로 해결하고 있다.
이외에 숯과 횟가루와 소금을 모래와 함께 차례로 놓은 판전 내부의 흙바닥은 습기가 찰 때는 습기를 내보내며 자연적으로 습도를 조절해 경판의 변형을 줄일 뿐만 아니라 해충의 침입도 막는다.
경판을 진열한 판가(板架)의 진열 장치 역시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들어졌다.

원래 판전 내부는 두 줄의 판가가 동남에서 서북 방향으로 가운데와 뒤편에 벽면과 평행을 이루며 길게 서 있다.

전면은 벽을 따라 비워 놓은 공간인데, 이곳은 인경(印經)작업을 하는 장소다. 건물 앞면의 아래창이 큰 것은 통풍뿐 아니라, 대장경 인경 작업을 하는 데 충분한 채광을 얻기 위해서기도 하다.
또 경판이 뒤흔들리지 않도록 양 끝에 각목으로 마구리를 붙였는데, 손잡이 역할을 하는 이 마구리 부분은 두껍고 글씨를 새긴 경판 부분은 얇다.
마구리 부분보다 얇은 경판과 경판 사이의 공간은 공기가 아래위로 자연스럽게 유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모든 경판이 공기에 접하도록 돼 있는 셈이다.
창을 통하여 들어온 공기는 건물 내부에서 앞뒤로 유통하고 또 판가에서는 아래위로 흐르기 때문에 판전 내부의 온도와 습도는 자연 고르게 분포된다.

이런 과학적 처리야말로 대장경판이 지금까지 온전하게 보존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것은 자연을 이용한 하이테크다.
판전 건물의 형상 및 배치 방식에 깔린 엄격함, 치밀함, 간결함, 소박함의 독특한 구성미와 아름다움은 이러한 과학성과 합리성에 기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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