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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해인사역' 배제는 개발업자에 동조한 이율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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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1-12 11:49 조회3,1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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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해인사역’ 배제 움직임에
해인사·지역 주민반발 등 강력반발
추진위, 1월11일 정부 등 촉구서한
“국민 교통편의·문화유산 향유 위해
해인사 인접한 ‘해인사역’ 설치해야”
해인사역 추진위원회는 1월6일 남부내륙고속철도 추진과 관련해 정부 계획안에서 ‘해인사역’이 배제된 것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해인사 제공
해인사역 추진위원회는 1월6일 남부내륙고속철도 추진과 관련해 정부 계획안에서 ‘해인사역’이 배제된 것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해인사 제공

국토부가 남부내륙고속철도(김제~거제, 남부내륙ktx) 건설을 추진하면서 해인사와 지역주민들의 염원을 외면하고 ‘해인사역’을 배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인사와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해인사역’추진위원회는 정부 계획안에서 ‘해인사역’이 배제된 것과 관련해 삭발투쟁을 강행하고, 정부와 국회, 지자체에 해인사역 지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인사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남부내륙고속철도 ‘김천~거제’구간의 노선 및 역사 선정과 관련해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을 공고하고 1월6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는 합천지역을 경유하는 역사 건립에서 그동안 해인사와 지역주민들이 요구했던 해인사 인근의 ‘해인사역’을 배제하고 합천읍 서산리와 율곡면 임북리에 ‘합천역’을 건립하는 2개안을 제시했다. 이 지역은 “해인사와의 접근성이 떨어져 국민편의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건설하는 남부내륙철도 건립 취지에도 벗어난다”는 게 해인사역 추진위 측의 입장이다.

국토부가 이날 오후 합천군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개최한 주민설명회에서 스님과 지역주민들은 합천역사 설치를 반대하며 ‘해인사역 유치’를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특히 해인사역 유치위원들은 삭발식을 진행하며 해인사역 유치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해인사역 추진위는 1월11일 정부와 국회, 지자체에 “해인사역 선정에 적극 나서달라”는 촉구서한을 전달했다.

해인사역 추진위는 촉구서한에서 “국토부가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 선정과 관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서 해인사역을 배제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해인사는 그동안 국민이용이라는 공익적 이유로 국가가 일방적으로 가야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재산권행사와 종교활동을 제약하는 수많은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국가는 전 국민이 이용하는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에서 ‘해인사역’을 배제함으로써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며 “해인사는 과연 이런 국가의 이중적 행정태도에 따른 피해를 계속해서 감수해야 하는가를 판단해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해인사역 추진위는 이어 “해인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을 위시한 수많은 국보와 보물을 간직하고 있고, 가야산은 산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재, 가야산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며 “국가세금으로 진행되는 국책사업인 남부내륙고속철도의 합천지역 역사가 반드시 ‘해인사역’이어야 하는 까닭”이라고 강조했다.

해인사역 추진위는 “해인사역이 설치되면 그 혜택은 국민과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해인사역 추진위는 “그동안 해인사와 가야산은 교통접근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연간 100만명이 탐방해왔지만, 만일 수도권과 연계된 철도가 개설돼 ‘해인사역’이 생기면 수도권과 충청, 경북내륙의 수많은 국민이 해인사와 가야산을 찾을 것”이라며 “사정이 이러함에도 이번에 발표된 합천의 정거장 부지 초안은 개발투자업자들과 이에 동조한 지자체 인사들이 내세운 안을 채택한 것으로 소신 없는 국토부가 이에 영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인사역 추진위는 또 “해인사역 부지는 합천군은 물론 인접 지자체인 거창군과 고령군까지 두루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지역개발업자의 이해만을 반영해 해인사역을 선정하지 않는다면 수요저조로 공동화 돼버린 경전선의 ‘함안역’의 잘못을 되풀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해인사역 추진위는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에는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이라는 ‘세계문화유산과 가야산국립공원벨트’와 남해안 한려해상공원의 통영, 거제를 잇는 ‘해양관광벨트’라는 두 가지 관광벨트가 있다”며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구간을 직행하지 않고 경주를 거치도록 한 것은 경주의 문화유산을 고려한 것이다. 해인사역은 남부내륙고속철도 ‘김천~거제’ 구간의 직선코스의 중간에 위치해 예산증가요인도 없음에도 이 지역을 통과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인사역 추진위는 △청와대 소관수석실 및 국토교통위원회는 국토부의 남부내륙고속철도사업의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 합리적 노선과 역사 선정에 나설 것 △국토부와 기재는 용역회사의 연구조사결과를 재검토하고 ‘해인사역’ 선정을 추진할 것 △환경부와 문화재청도 세계문화유산과 가야산 국립공원에 대한 원활한 국민적 이용을 위해 ‘해인사역’ 유치에 나설 것 △경남도와 합천군은 소극적 행정에서 벗어나 국민 전체의 향유를 위해 ‘해인사역’ 선정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은 “세계적인 지명도와 이용도가 높은 ‘해인사역’을 배제하고 교통접근사정이 좋지 않은 ‘합천역’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남부내륙고속철도를 건립하려는 근본 취지를 살린다면 해인사역을 건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70호 / 2021년 1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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