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한국전쟁 참가국 대표 등 참여
가야산 일대에 10만개 추모등 장엄
사진전‧통일염원 소원지 체험행사도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희망찬 미래를 염원하는 법석이 법보종찰 해인사(주지 현응 스님)에서 열린다.
합천 해인사는 6월6~7일 양일간 해인사 일원에서 6.25 한국전쟁 70주년 해원과 상생을 위한 추모음악회와 수륙대재를 봉행한다. 이번 행사는 전쟁 당시 희생된 국군과 유엔군을 추모하고 전쟁 당사국인 중공군과 북한군, 남북 민간인들을 천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6월6일 현충일 당일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추모음악회는 국군과 유엔군 참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씻김굿(송순단)과 추모시 낭송, 전쟁의 아픔을 노래한 가수들의 추모의 노래 등으로 진행된다. 부대행사로 해인사 일원에서는 전쟁의 참상과 평화 희구에 대한 사진전, 사찰음식 맛보기 체험, 전통인쇄 체험 및 보디페인팅 등이 열린다.
이튿날인 6월7일에는 오후 1시부터 2시간 가량 해원과 상생을 위한 수륙대재가 봉행된다. 이날 수륙대재에서는 국군과 유엔군, 남북 민간인, 중공군과 북한군 등 각국의 참전 영가를 오로단(五路壇)에 안치하고 현대적 감각의 의식으로 위령을 천도할 계획이다. 대령관욕, 위령천도,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소전의식 등으로 진행된다.
수륙대재는 물과 육지에 떠도는 외롭고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고 천도하는 불교의례로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국가차원에서 진행돼 왔다. 2013년 민족문화로서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이 봉안돼 있고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이었던 사명대사와 일제강점기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명이었던 용성 스님의 주석처였다는 점에서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동족상잔의 아픔과 원한을 씻어내고 해원상생을 이뤄 남북겨레의 화합평화를 이루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이번 수륙대재를 기획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국군과 유엔군뿐 아니라 북한군과 중공군, 남북 민간인 등 다섯 유형의 희생자들을 모두 하나의 영단에 합동 안치해 이념의 갈등에서 벗어나자는 의미를 담기로 했다.
이번 수륙대재에서는 정‧관‧민간 등 사회 각계각층 지도자와 한국전쟁 참여국가 대표, 불교계 지도자를 초청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함께 낭독한다. 전쟁영상물 상영, 참배객들의 소원 및 기원문 작성 등의 행사도 열린다. 또 해인사를 방문하는 참배객들의 소원 및 통일기원을 담은 소원지를 화로대에 사르며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은 “한국전쟁은 138만명이라는 희생자를 낸 전쟁임에도 지금까지 국가적, 종교적 차원에서 합동위령재를 지내지 않았던 사실을 안타깝게 여겨 수륙대재와 추모음악회를 추진하게 됐다”며 “한국전쟁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70년을 이어온 동족상잔의 아픔을 씻어내기 위한 행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행사와 함께 해인사 진입로와 경내에는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고 위령을 천도하는 기원을 담은 10만개의 추모등이 장엄된다. 갈등과 분단, 대립이라는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고 화합과 평화, 통일과 번영이 넘치는 행복 세계를 열어가자는 염원이 담긴 10만 추모등은 6월 말까지 경내를 밝힌다. 장엄불사는 1인 1등으로 동참금은 3만원이다. 055)934-3105
경남지사=최홍석 지사장 metta@beopbo.com
[1537호 / 2020년 5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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