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는 문화재청 최종 심의를 거쳐 건칠희랑대사좌상이 국보 제333호로 지정됐다고 22일 밝혔다.
건칠희랑대사좌상은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활동한 승려인 희랑대사를 조각한 작품이다.
희랑대사는 해인사의 희랑대에 머물며 수도에 정진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는 데 큰 도움을 준 희랑대사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해인사 중창에 필요한 토지를 하사하고 국가의 중요 문서를 이곳에 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조각으로, 고려 10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사한 시기 중국과 일본에서는 고승의 모습을 조각한 조사상을 많이 제작했지만, 우리나라에는 유례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희랑대사좌상'이 실제 생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재현한 유일한 조각품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얼굴과 가슴, 손, 무릎 등 앞면은 삼베등을 옻칠해 여러 번 둘러 건칠(乾漆)로 형상을 만들었다. 등과 바닥은 나무를 조합해 만들었고 후대의 변형 없이 제작 당시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육체의 굴곡과 피부 표현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 마르고 아담한 등신대 체구, 인자한 눈빛과 미소가 엷게 퍼진 입술, 노쇠한 살갗 위로 드러난 골격 등은 매우 생동감이 넘쳐 생전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가슴에 구멍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 '흉혈국인'이라는 별칭을 상징하듯 가슴에 폭 0.5cm, 길이 3.5cm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도는 희랑대사라는 인물의 역사성과 시대성이 뚜렷한 제작 기법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조각상은 고려 초 10세기 우리나라 초상조각의 실체를 알려주는 매우 귀중하고 예술·학술 가치가 탁월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