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인사 승가대학도 학인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과외수업을 도입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사찰승가대학에서도 비대면 원격 수업이 확산될 전망이다.

해인사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찰 경내 외부인의 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교육원에서 정한 정규과목을 제외하고, 학인들의 요구에 따른 과외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특히 해인사승가대학은 정규수업 이외에 과외로 진행하는 ‘탁실라 프로젝트’ 교육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비대면 원격 수업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인사 승가대학은 12월7일부터 매주 이길산 서울대 박사가 진행하는 산스크리트어 강의부터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어 순차적으로 일본어,  중국어, 영어 스터디도 비대면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추후 경전강독 스터디 등에 대해서도 온라인 수업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해인사 승가대학 학감 법장 스님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인의 접촉이 조심스럽고, 사찰에서도 외부인들의 출입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라며 “일반 대학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온라인 수업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해인사 승가대학도 전문적인 외부강사의 강의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2월7일 오후 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산스크리트어 강의’는 해인사 승가대학 학인 13명이 각자의 방에서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 화상회의시스템인 ‘ZOOM’에 접속해 수업을 받았다. 수업 중 학인스님들의 질의에 강사가 직접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그룹별 스터디 및 과제수행도 부여됐다. 이 때문에 대면수업 못지않은 효과를 거둬 학인스님들의 반응도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해인사는 승가대학 학인 전원에게 노트북을 개별 지원하고 ‘ZOOM’에 대한 개별 ID도 부여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해인사승가대학은 비대면 원격 수업 도입을 계기로 향후 스님들의 평생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승가대학을 졸업하면 대다수 스님들이 더 이상 교학과 원전 강독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 동국대, 중앙승가대 등 종립대학이나 일반 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적·거리적 제약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해인사는 승가대학에서 진행하는 교학 및 원전, 어학 강의 등을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해인사승가대학을 졸업한 학인이면 누구나 승가대학에서 부여한 ID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강의시스템에 접속해 필요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법장 스님은 “승가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교학공부에 대한 열의가 높은 스님들이 적지 않지만 이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며 “비대면 온라인수업 도입을 계기로 승가대학을 졸업한 스님들도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필요로 하는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해인사승가대학은 비대면 온라인수업이 녹화된 영상을 해인사 전자도서관에 저장하도록 했다. 개인 ID를 부여받은 누구나 강의를 내려 받아 수강할 수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65호 / 2020년 12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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