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를 찾아 떠나는 행복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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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법보종찰 해인사 작성일19-09-26 19:51 조회2,917회 댓글0건본문
삼보종찰 수련동문연합회를 다녀와서
태풍이 오신다고 하더니 바람이 비를 몰아 가야산을 적시고 홍류동 계곡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해인사 보경당 기왓골을 타고내린 빗줄기가 축담아래 대지를 만나 또닥또닥 소리를 낸다. 불보종찰 통도사, 법보종찰 해인사 승보종찰 송광사에서 수련법회를 마친 동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삼보종찰 수련동문연합회」라는 이름으로 지난 3월 송광사에서 첫 만남을 시작하여 해인사에서 두 번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1년 송광사에서 태동한 수련동문회 ′송사모′가 사찰순례의 일환으로 2002년 해인사를 참배한지 꼭 17년 만에 다시 해인사를 찾았다. 이번에는 원당암에 계시던 혜암 대종사의 상좌이신 각안스님을 모시고 해인사를 찾은 인연 또한 예사롭지가 않다. 마치 시집간 아낙이 아이들 손을 잡고 친정 나들이를 할 때의 들뜬 그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남쪽의 오랑캐 야만인이 불성을 알기는 어렵지 않겠는가?′하는 홍인 선사의 물음에 혜능 스님은 ′사람에겐 남북이 있을지 모르지만 불성에는 남북이 없습니다.′라고 멋지게 받아넘겼다는 일화를 해인사 주지이신 현응 큰스님께서 입재식 법문으로 내려주셨다. 그것은 통도사 수련회든 해인사 수련회든 송광사 수련회든 장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다만 사람들이 생각으로 너와 나를 둘로 나누고 통도사와 해인사와 송광사로 구별할 뿐이지 부처님 법 안에서 하나임을 이번 연합법회를 통해 깨달았으면
하는 대자비의 가르침이다.
선원으로 오르는 산 비탈길에는 그 흔한 가로등 하나 없다. 비까지 내리는 어두운 밤길에 행여 돌부리에라도 걸려 넘어질까 발밑에 온 정신을 집중하다보니 망상을 떠 올릴 틈이 없으니 이 또한 일념으로 이끄는 무상법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선원장 효담 스님을 친견하면서 선방이라는 것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칼날처럼 날카로울 것이라는 편견은 눈 녹듯 사라졌다. 나무 상자위에 앉은 스님을 중심으로 빙 둘러 앉아 다리를 뻗은 사람 혹은 벽에 기댄 사람들의 모습은 야단법석을 연상하게 했다. ′참선 할 때 졸음 때문에 힘든데 좋은 방법이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주무세요.′라는 스님의 답변에 좌중은 웃음이 터졌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 즉 평상심이 도라는 것을 여실하게 드러내 보이실 때 웃음 보다는 ′아~!′하는 깨달음의 감탄사가 나왔으면 좋지 않았을까.
눈 한 번 감았다 뜨니 산사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가버렸다. 해인사 포교국장 소임을 맡은 원정스님을 모시고 회향식이 시작되었다. 사찰별로 법회 참여한 소감도 발표하고 회장님들의 인사말을 끝으로 내년 3월 통도사에서의 만남을 기약하며 맞잡은 손들을 쉬이 놓지를 못했다.
삼보종찰 수련동문연합회가 작은 불씨가 되어 모든 사찰의 수련 동문들이 모이게 되고, 전국의 불자들이 이를 옹호하고 동참하여 온 나라가 불국정토가 될 수 있도록 여러 도반들과 함께할 것을 발원하며 떨어지지 않는 걸음으로 일주문을 지나 가야산을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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