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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 해인사 소식입니다. 9일 열린 첫 해인사자비행선 소식도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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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08-03-10 21:49 조회9,4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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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에도 완연한 봄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이젠 두터운 외투가 거치장스럽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니까요.


 어제는  해인사 경내에서 스님들과 함게하는 자비행선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날인데도 참가자가 70 여명이 넘었더랬습니다. 불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천주교인도 있었고, 가족들과 나들이 왔다가 참여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20살 젊은 청년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연령도 다양했지요.


선(禪)은 무엇인가?

자비란 무엇인가?

봄은 왔는가? 과연 언제부터 봄이 왔다고 할 수 있는가? 또 언제 간다고 하겠는가?


"모든 존재는 다른 것과의 깊은 상관관계에서 생성되고 유지되는 것"이라는 주지 스님의 법문에 참가자들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지요.  


"독자적인 나는 있을수 없다"고 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 '무아(無我)'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 "세상 모든 것은 변합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이를 '무상(無相)'이라 한다"고 일러주셨습니다.

"'불생(不生)'은 태어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고 변화한다는 뜻이 있는 것"이라며 참의 세상을 보는 안목을 열어주셨지요.


스님의 '콩(?)' 법문은 참가자들의 말을 빌자면 기가 막혔습니다.


"과연 콩이 어느 시점에서 태어났다하겠는가? 열매가 열리기 전 꽃이 피었고, 또, 그 이전 콩씨가 있었을 때부터 콩이 열릴 조짐이 있었는데 어느때부터 콩이 태어났다고 할 것인가?" 물으셨습니다.


"모든 것과 연관지어진 관계속의 나를 살피고, 또, 봄을 찾아 나선 나를 살피는 시간을 통해 자연스레 세상을 연민하는 마음이 올라오게 될 것"이라며 자비행선을 떠나는 마음을 단단히 챙겨주셨습니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해인도를 돌고 지족암을 향한 오솔길을 지나고, 삼선암ㆍ금선암 계곡길을 따라 원당암을 들렀습니다. 자비행선을 하는동안 사이사이 스님의 법문은 수시로 이어졌습니다. 또, 산내 암자의 연원과 유래도 짚어주셨구요, 맺힌 꽃망울을 보며 봄을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지족암을 오르는 해인사 깔딱고개(?)에선 땀방울도 흘렸구요, 노보살님을 부축하며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시간 남짓한 여정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해인사를 제대로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들 입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잇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나긴 삶의 여정 속에 큰 쉼표를 찍은 셈입니다.


미처 소식을 몰라 함께하지 못한  많은 이들을 생각하며 "많이 많이 알려달라"는 보살님들의 당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 마지막 해인도를 도는 보살님들의 얼굴에는 첫 해인도를 돌때와는 사뭇 다른 빛이 깃들여 있음을 서로 말없이 느꼈습니다.


해인사의 봄기운을 담뿍 받을 수 있었던 복된 시간에 대해 감사함을 느낍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계셨기에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끌어주신 주지 현응 스님과, 교무국장 재경 스님, 포교 정현 스님, 호법국장 일형 스님, 선원의 본학 스님께도 감사의 마음 가득했습니다.

 

스님들과 함께한 자비행선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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