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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감자캐기 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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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08-07-11 17:15 조회11,4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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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해인사 경내가 조용하다.

강원도 텅 비었고, 선원도 텅 비었다. 도대체 스님들이 어디에...?

스님들을 발견한 것은 산내 암자 고불암 인근 해인사 소유의 2000여평 감자밭에서다. 강원 율원 산중 소임자 스님 등 150여 스님이 모두 감자 캐기 울력에 나선 것이다. 감자밭이 아니라 멀리서 보기엔 스님 밭이다. 해인사 수행공간이 몽땅 이리로 옮겨온 모양새다. 스님들은 저마다 호미 한 자루씩 들고는 열심히 땅을 팠다. 땅속에선 어른 주먹보다도 큰 감자가 툭툭 불거져 나왔다. 스님들의 수행열기가 감자밭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니 잘 익은 감자들이 얼굴을 내밀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올해는 대풍이야. 몇 해째 해인사 선방에 있으면서 감자울력에 나서봤지만 올 해처럼 크고 잘 익은 감자는 처음 봐” 선원 스님들이 저마다 입을 열었다.

“주지 스님 복이지 뭐” 또 다른 스님이 거든다.

강원 학인 스님들은 감자캐기 대회를 열었단다.

가장 큰 감자를 캐는 스님은 10만원상당의 도서상품권을 얻게 된다. 물론 해인사 서점에서 유효한 도서 상품권(?)이다. 학인 스님들의 눈이 반짝이고, 스님들은 주먹만한 크기가 아니라 얼굴만한 크기의 감자를 djell서 잘 도 캐낸다. 그 모양새도 가지각색이다. 그 중 하트모양의 감자도 나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장마 끝이라 흐리고 습기가 많았는데 감자울력을 위해 태양이 더욱 힘을 쓰는 듯 하다. 오랜만에 내리쬐는 여름 태양빛이 눈부시다.

그러나 스님들은 또 아랑곳없이 열심히 땅을 판다. 선원에서 한 우물 파는것과 다름 없는 모습이지만 얼굴에는 철모르는 어린아이의 티없는 미소가 가득하다.

이날 울력에는 종무직원들과 마을 해인사 청년회원들도 함께 했다.

폭신폭신한 감자밭에서 잘 익은 감자를 캐며 이 감자들처럼 모두의 마음이 잘 익을 것만 같아 더욱 기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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