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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소금묻기 행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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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08-06-10 21:32 조회10,9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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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해인사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습니다. 

음력 5월5일 단오를 맞아 경내 곳곳에 소금을 묻는 행사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해인사의 성보를 화재와 각종 천재지변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연중행사로 선원, 강원 스님은 물론 산중 스님들이 모두 동참하는 행사입니다.

새벽 6시 45분, 대적광전 부처님 전에 향을 사르는 것으로 행사는 시작됐습니다. 현응 주지 스님과 행자교육원장 순민 스님, 교무국장 재경 스님, 노전 홍로 스님 등 해인사 소임자 스님들이 참여해 삼귀의례를 올리고 반야심경을 봉독한 뒤 대적광전 앞 축대에 만들어진 지름 10Cm정도의 구명에 소금을 넣었습니다. 주지 현응스님이 먼저 소금을 국자로 3번 떠 넣고, 이어 교무국장 재경 스님과 노전 홍로 스님이 차례로 소금을 넣었습니다. 늘 장경판전을 관장하는 장주 스님도 소금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물을 붇자 소금물이 되었습니다

소금물은 바닷물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바닷물로 해인사 화재를 막으려는 선조들의 염원과 지혜가 담겨있는 의식인 것입니다.

대적광전 앞 소금 구멍 외에도 이날 스님들은 우화당 마당과 봉황문 앞 등 경내 7곳에 소금과 물을 부어 넣으며 삼보를 외호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화재로부터 성보가 보호되길 발원했습니다. 그리고, 선원의 스님들은 매년 이어온 전통의례에 따라 해인사 남쪽에 마주 솟아 있는 매화산에 올라 매화산 정상에 소금단지를 묻었습니다.

매화산은 묻을 ‘매(埋)’ 불 ‘화(火)’자를 써서  매화산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불의 산이라 불기운을 잠재우러 선원 스님들이 간다고들 합니다. 또, 많은 수행자가 양(陽)의 기운이 충만할 때 산을 오르면서 땅을 밟아 불기운을 누른다는 의미도 있답니다.

매화산인 남산 제일봉의 고도는 해발 1,010m. ‘불기운을 묻는다’는 의미 말고도 기암괴석들이 마치 매화꽃이 만개한 것 같다 하여 매화산(梅花山)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또, 천 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하여 천불산(千佛山)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올 한해도 매화산 정상에 올라 중앙과 동서남북 5방향에 5개의 소금 단지를 묻고 돌아온 스님들의 원력으로 해인성보가 안전하게 보존될 것입니다.

한 편 이날 포교국장 본학 스님과 주말 템플스테이 참가자, 화림회 회원들은 가야산 중턱 마애부처님을 친견하고 사시 예불을 올리며 화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발원했습니다.

    

■언제부터 소금을 묻었을까?

<가야산 해인사지>에는 ‘1695년부터 1871년 사이 무려 7차례나 불이 났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자칫 장경판전까지 모두 잃을 뻔 했던 화재였기에 어떻게든 화재를 막을 방도를 찾아야 했습니다. 당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 하던 중 해인사 대적광전을 마주보고 있는 매화산 남산제일봉의 불타오르는 산세 때문에 화기가 절로 날아들어 화재가 잦다는 풍수설에 따라 대적광전의 방향을 바꾸고, 매화산 남산제일봉에 소금단지를 묻게 됐다고 합니다.

또, 단오인 음력 5월 5일에 의식을 거행하는 것은 홀수가 겹쳐 양기가 왕성하고 첫여름이 시작되는 절기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해인사의 오늘날 가람배치는 순조 18년인 1818년에 경상도 관찰사며 추사 김정희의 부친인 김노경에 의해 이뤄진 것입니다. 이 사실은 1970년 대적광전 수리 때 발견된 가야산 해인사 중건 상량문을 통해 밝혀졌으며, 상량문은 31세의 추사 김정희가 쓴 것으로 현재 해인사 박물관에 보관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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