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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해인만다라 글,그림 대전-글쓰기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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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10-06-29 11:17 조회11,343회 댓글0건

본문

 

제 5회 해인만다라 글∙그림대전

 

해인만다라상

 

합천 해인중학교 3학년 2반

이하영

- 팔만대장경, 그리고 조화 -

침묵.

그 고요함 속에 깃든 경건

투둑.

떨어지는 땀방울만이 적막함을 깨우며

호국의 팔만대장경은

그러게 시작되었다

몇 번의 손길을 거치며

글자 하나하나가 빈 곳을 채우고

삭막하던 가슴에 부처의 혼을 담는다

검은 여백

그리고 그것을 채우는

영혼의 조화

부처의 말씀아래

평화를 지키려는 마음은

숯과 소금으로 영원해진다

흑색 숯,

그리고 백색 소금의 조화

한 사람의 일생이

시작하고 끝맺기가 수차례 반복하는

시간이라는 고난을 뛰어넘어

비로소 그 깊이를 더해간다

따뜻함, 차가움, 건조함, 습함

이 모든 것을 이겨내며

더 굳건해지고 성숙한다

시간,

그리고 온냉건습의 조화

여러 조화가 이룬 결실은

영원히 그 힘을 발휘할 것이다

 

경남도지사상

 

거창 혜성여자중학교 3학년 2반

정희정

- 스님 고무신 -

까만 돌 위에

하얀 고무신 세 짝

가지런하다.

새로 산 고무신은 하얗고

때 탄 고무신은 거뭇거뭇해도

모두 가지런하다.

부처님이 가르치신 것도 아니고

불경에도 없지만

고무신은 가지런하다.

바르게 합장한 두 손처럼

지붕 위의 기왓장들처럼

스님 고무신은 가지런하다.

염주알을 세며

부처님 가르침 새기기 전에도

경건한 마음으로

백팔배 하기 전에도

고무신 가지런하게

벗어 놓기가 먼저다.

나도 스님 고무신 옆에

하얀 운동화를

가지런히 벗어 놓아 본다.

 

경남교육감상

 

                                                                     거창여자중학교 2학년 2반

장지향

- 스님의 고무신 -

한적한 새벽 푸른 공기가

스님의 허연 고무신을

퍼렇게 물 들인다

바닷가 하늘을 닮은

그 고무신은 댓돌 위에

조용히 누워서

불경의 고요함과

목탁 속의 울림을

담는다

한걸음 한걸음

느린 스님의

발걸음에 맞춰

바삐 움직이던 개미도 듣고

웃음 잔뜩 머금은 연꽃도 듣는다

선방 댓돌 위

허전한 고무신은

새벽의 푸른 공기를 기다리며

오늘의 마지막 허연 자신을

댓돌 위에 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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