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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스님 - 제가 총림에 갓 들어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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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3-09-20 12:21 조회2,3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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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입총림혜乍入叢林兮여
걸개입로乞箇入路로다
언계수성혜偃溪水聲兮여
고금독로古今獨露로다
겨우 총림에 들어왔음이여!
들어갈 길을 가르쳐달라고 했네.
여울진 계곡의 물소리여!
고금에 홀로 드러났도다.


현사玄沙 선사에게 경청鏡淸 스님이 물었습니다.
“제가 총림에 갓 들어왔으니 스님께서는 들어갈 길을 제시해 주십시오.”
“개울의 물소리를 들었는가?”
“들었습니다.”
“그리로 들어가거라.”


현사사비玄沙師備 선사와 경청도부鏡淸道 선사는
설봉의존雪峰義存 스님의 법을 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 사형사제지간이 됩니다.
사비 스님은 어려서 남대강南臺江 위에서 고기를 잡다가
철이 들 무렵 갑자기 배를 버리고 부용산芙蓉山으로 출가하였습니다.
늘 짚신을 신었고 납의를 입고서 부용산 한 곳에서만 머물면서 참선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그를 보고서 설봉 스님은 ‘두타頭陀’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날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째서 두루 제방을 참방하지 않는가?”
“달마는 동쪽으로 오지 않았고 2조는 서쪽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이에 설봉 선사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비 스님은 현사 땅에서 법을 펴기 시작했는데
대중이 서로 이어서 찾아오니 드디어 총림을 이루었던 것입니다.
경청도부 선사도 그 때 총림대중의 일원이었습니다.


총림은 풀과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어지럽지 않게 서로 붙들어 주는 곳입니다.
많은 대중이 모여 서로 탁마하면서 정진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총림은 능히 모든 이로 하여금 지혜를 나오게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제방의 모든 결제하는 곳은 총림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조주趙州 스님 회상의 총림대중도 이와 비슷한 질문을 합니다.
조주 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총림에 들어왔으니 스님께서는 지시해 주십시오.”
“죽을 먹었는가?”
“먹었습니다.”
“바루를 씻어라.”
이에 그 납자는 크게 깨치게 되었습니다.


또 한 스님이 조주 선사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요즈음에사 총림에 들어와서 잘 모르니 스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총림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더욱 모르겠지.”


조주 스님의 제자 항주杭州 다복多福 선사 역시 총림에 대하여 한마디 해 놓은 게 있습니다.
다복多福 화상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어떤 것이 다복 화상의 총림입니까?”
“한두 그루는 삐딱하나니라.”
“못 알아듣겠습니다.”
 
   “서너 줄기는 굽었느니라.”


총림은 용사龍蛇가 혼잡한 곳입니다.
대중들이 만약 성인은 좋아하면서 범부를 미워한다면
생사의 바다에서 부침浮沈하게 될 것입니다.
혹여 총림의 대중이 분주하게 옆사람들에게 배워서 얻으려 한다면
아승지겁을 지나더라도 생사의 바다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아무 일 없이 총림의 좌복 위에서
두 다리 꼬고 앉아 있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총림에 갓 들어온 경청 스님이 현사 스님에게 들어갈 길을 물으니
도리어 ‘개울의 물소리를 들었는가’하고 묻습니다.
‘들었다’고 하니 ‘그리로 들어가거라’고 합니다.
과연 들어갈 수 있다면 마음대로 사방 팔방으로 통하겠지만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총림을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총림에서 석달 전에 결제를 하여 오늘 해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해제를 하니 산중총림에서 세상총림으로 만행을 떠납니다.
 
 그래서 시방세계가 모두 총림인 것입니다.
어느 곳이든지 총림 아닌 곳이 없습니다.
해제는 세상의 총림에서 다시 결제를 하는 것입니다.


납자기문혜衲子旣聞兮여
가거가호可車可로다
종자리입혜從者裏入兮여
하착하오何錯何誤리요.
납자가 이미 들었다 함이여!
수레 소리 같고 두레박 소리 같도다.
그리로 들어가라 함이여!
무엇이 틀렸고 무엇이 잘못이랴.□


불기 2547(2003)년 1월 15일(음) 동안거 해제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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