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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07-11-28 13:08 조회2,9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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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부처님의 힘을 빌어 외적의 침략에 대처하고 민심을 수습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글로써, 다시 대장경을 제작하기에 앞서 부처님과 모든 하늘 천신들께 임금과 신하, 그리고 백성들이 그 각오를 다짐하고 실천하기 위한 기도발원문이다.


 


 



군신기고문(君臣祈告文)




국왕은 태자와 공과 후와 재상들과 문무백관들과 함께 목욕재계하옵고 허공에 가득 찬 시방의 한량없는 불보살님과 제석천왕과 삼십삼천과 모든 호법영관께 비옵나이다. 몽고병의 환란은 몹시 가혹하여이다. 그들의 잔인하고 흉포한 본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어리석음과 어두움이 짐승보다 더 심하오니 천하에 가장 소중한 불법이 있는 줄을 어떻게 아오리까. 그리하여 그 더러운 발이 지나가는 곳에 불상과 경전을 불살라 버리오며 부인사에 모셔 두었던 대장경판도 마침내 불살라 버리고 말았나이다. 수십 년 공덕이 하루아침에 재가 되어 나라의 큰 보배가 없어졌사오니 모든 불보살님과 여러 천왕의 대자대비하신 마음이온들 이 일이야 어떻게 참을 수 있겠나이까.




생각건대 제자들이 어둡고 무지하여 오랑캐를 방비할 계책을 미리 세우지 못하였사옵고 불법의 큰 보배를 지킬 능력마저 없었사오니 대장경판을 잃게 된 변고는 실로 저희들의 잘못한 소치인지라 후회한들 무엇 하오리까. 그러하오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법은 본래부터 이루어지고 무너짐이 있을 것이 아니옵고 경법이 담겨져 있는 것은 물질적 기계이오니 기계가 이룩되고 망가지는 것은 자연한 이치로써 망가지면 다시 만드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옵니다. 하물며 나라를 지니고 집을 가진 이로서 불법을 받드는 것은 본래 미적미적할 것이 아니온데, 이미 큰 보배가 없어졌사온즉 공사가 거창할 것을 염려하여 다시 만듦을 등한히 하오리까. 그리하여 대․소․재상과 문무백관들로 더불어 큰 원을 세우고 주관하는 관청을 두어 한편으로 공사를 시작하였나이다. 처음 대장경을 새기던 연유를 상고하온즉 현종2년에 거란병이 침입하매 현종께서 남으로 피난하셨으나 거란병이 물러가지 않고 머물러 있으므로 그때에 임금과 신하가 큰 원을 세워서 대장경을 판에 새기기를 서원하였사옵더니 그 뒤에 거란병은 곧 스스로 물러갔나이다. 그리하온즉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대장경이요, 판각하는 것도 다를 바 없으며 군․신이 함께 발원함도 또한 마찬가지오니 그때의 거란병은 물러갔아온데 오늘의 몽고병인들 어찌 물러가지 아니 하오리까 다만 모든 부처님과 여러 하늘이 살핌에 달렸으리라 하나이다.




저희들의 오늘날 정성이 그때 군신들의 정성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사오니, 바라옵건데 모든 부처님과 성현과 삼십삼천께서 저희들의 지극한 소원을 살피시고 신통의 묘력을 내리시사 저 모진 오랑캐로 하여금 더러운 발꿈치를 돌려 멀리 달아나게 하고 다시는 우리의 국경을 침범치 못하게 하여지이다. 그리하여 전쟁이 쉬어 온 나라가 화평하고 모후와 태자의 목숨이 길어 나라의 운이 길이 만세에 태평케 하시오면 저희들이 마땅히 정성을 다하여 불법을 밖으로 두호하오며 부처님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보답하려 하나이다. 저희들의 간곡한 소원을 굽어 살피옵소서“




(丁酉年 李奎報(이규보)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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